골라타

머니무브 · 매크로 대응

금리는 18년 만에 최고, 유가는 100달러. 코스피 7,000은 살아남을 수 있나

2026-09-12 발행 · 월요일(9월 15일 FOMC 주간) 장이 열리기 전에 읽는 글 · 매수 권유 아님

이 글의 분기점이던 FOMC가 끝났다. 시나리오 채점은 2편(9월 17일)에 있다.

9월 2일, 코스피가 하루에 3.99% 빠졌다. 그날 국내에는 지목할 악재가 없었다. 범인은 바다 건너에 있었다. 미국 장기금리와 유가다. 그 뒤 7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 7,000선을 내줬고, 외국인은 이틀에 5조 원 넘게 팔았다. 이번 주 내내 밤의 미국이 낮의 한국을 하루 앞서 끌고 다녔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한다. 코스피가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금리와 유가가 어디로 가느냐다. 이 글은 그 두 변수가 어디서 왔고, 지금 누가 붙잡으려 하고 있고, 다음 분기점이 언제인지를 처음부터 정리한 것이다.

무슨 일인가. 7월 29일에 시작됐다

시작점은 7월 29일이다. 그날 하루에 세 가지가 겹쳤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했는데, 위원 셋이 반대하며 인상을 주장했다. 인상론이 처음 수면 위로 올라온 날이다. 같은 날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21%로 올라 2007년 이후 최고를 찍었다. 그리고 같은 날 재무부가 월간 재정적자가 5년여 만의 최대라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9개월간 낸 나랏빚 이자만 8,570억 달러다. 국방비보다 많다.

이 금리 상승의 뿌리는 셋이다. 첫째는 재정이다.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었고, 정부가 채권을 쏟아내니 돈값이 오른다. 둘째는 물가다. 미국 물가는 5년째 연준 목표를 웃돌고 있다. 셋째가 유가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유가가 90달러 위에 자리를 잡았다. 휴전 합의가 무너진 7월에는 13일 연속 보복 타격이 이어졌고, 국제에너지기구는 이를 역사상 최대의 공급 충격이라고 불렀다.

8월부터는 재료가 쌓이며 값을 밀어 올렸다. 8월 28일 워시 연준의장이 첫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가 목표로 충분히 빠르게 가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9월 인상 확률이 34%에서 70%대로 뛰었다. 9월 7일 후티 반군이 사우디 아람코 석유시설을 때렸고, 8일 미군이 이란의 원유 수출 심장인 하르그섬 인근을 공습했다. 유가는 9거래일 연속 올라 10일 브렌트유가 101달러를 넘었다. 사우디의 8월 산유량은 26년 만의 최저다. 그리고 10일과 11일, 미국 물가가 숫자로 확인됐다. 생산자물가가 1년 전보다 5.4% 올랐고, 근원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웃돌았다. 30년물은 5.354%, 9월 인상 확률은 85.6%까지 갔다.

여기서 이 이야기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미국 정부 안에서 재무부와 연준이 서로 반대로 뛰고 있다. 재무부 베센트 장관은 금리를 내리고 싶어 한다. 8월 19일 국채 바이백을 2배로 늘렸고, 9월 9일에는 3배로 늘렸다. 결과는 3전 3패다. 첫 번째는 하루 만에 되돌려졌고, 세 번째는 규모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쳐 금리가 오히려 올랐다. 반대편의 워시 의장은 물가부터 잡겠다는 쪽이고, 시장은 그의 편에 섰다. 인상 확률 34%에서 85.6%로의 이동이 그 증거다. 지금까지는 연준이 이기고, 재무부가 지고, 유가는 아무도 못 잡은 판세다.

어디로 번지고 있나. 밤의 미국이 낮의 한국을 끌었다

이번 주 국내 시장은 이 두 변수의 충격을 정면으로 받았다. 9월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조 2,735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수는 7,000선을 내줬다. 다만 무너진 것은 아니다. 박스권 윗선 6,857은 세 번의 시험을 종가로 다 버텼다. 11일 장중에는 6,802까지 밀렸다가도 종가에는 그 위로 돌아왔다.

금리가 오르는데 오히려 좋아진 자리도 있다. 보험과 은행이다. 11일 급락장에서 삼성화재가 6.03%, KB금융이 2.60% 오르며 코스피 상승 기여 상위에 섰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는 굴리는 돈의 수익이 늘어난다. 교과서의 이야기가 실제 값으로 확인된 한 주였다.

그리고 금요일 밤 미국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물가 숫자는 나빴는데 뉴욕 증시가 올랐다. 다우 +0.97%. 설명은 두 가지다. 9거래일을 오르기만 하던 유가가 처음으로 2.2% 꺾였고, 나쁜 물가에도 장기금리가 더 오르지 않고 멈춰 섰다. 그날 가장 많이 오른 자산이 한국 관련 자금이다. +3.25%, 우리가 보는 스물아홉 자산 중 1위였다. 월요일 국내 장에는 분명한 호재 쪽 재료다.

과거 비슷한 때는 어땠나. 같은 유가 급등, 정반대의 결과

유가가 급등했던 과거 두 시기의 국내 시장 성적을 실측했다. 결과가 정반대다.

시기성격코스피코스닥그때 오른 업종
2004~2005유가 급등, 침체 없음+68.0%+55.5%제약 +223% · 건설 +195% · 증권 +185%
2007.7~2008.6금리 5%대 + 유가 급등-5.4%-24.8%철강 +18% · 보험 +16% · 의약품 +4%

같은 "유가 급등"인데 한쪽은 코스피가 68% 올랐고 다른 쪽은 코스닥이 25% 빠졌다. 둘을 가른 것은 유가 자체가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이다. 2004년에는 사람들이 "물가는 결국 잡힌다"고 믿었고, 그 믿음 덕에 유가가 올라도 금리가 치솟지 않았다. 지금 미국 물가는 5년째 목표 위다. 그 믿음이 아직 단단한지가 지금 장세의 진짜 질문이고, 워시 의장이 매파로 도는 이유도 정확히 이것이다. 참고로 두 시기 모두 상위에 있는 유일한 업종이 의약품이다. 그리고 1979년 오일쇼크는 국내 시세 기록이 닿지 않는 시기라 측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코스피는 어떻게 되나. 시나리오는 셋이다

지금 상황을 한 문단으로 줄이면 이렇다. 금리는 18년 만의 최고인데 밀어 올린 힘(재정·물가·유가) 셋 다 살아 있고, 유가는 100달러를 넘었다가 금요일 하루 꺾였으며, 코스피는 7,000을 내줬지만 6,857은 지켰다. 그래서 뭐가 문제냐면, 이 두 변수가 꺾이지 않는 한 코스피의 반등은 번번이 위에서 눌린다는 것이다. 9월과 10월 장세의 천장을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과 호르무즈가 정하고 있다.

확인할 지표는 셋이다.

지표지금 값판단 기준언제
미국 30년물 금리5.354% (2007년 이후 최고)5.35% 위로 더 가나, 5.2%대로 내려오나매일 밤
유가(브렌트)101달러, 금요일 첫 하락100달러 아래에 머무는가매일 밤
9월 FOMC인상 확률 85.6%인상 자체보다 인상 뒤의 말. 한 번으로 끝인지, 더 간다인지9월 15~16일

하나씩 보자. 첫째, 물가가 진정되고 금리와 유가가 함께 꺾이는 경우다. 금요일 밤이 그 예고편이라면 코스피는 6,857을 바닥 삼아 랠리를 다시 시작한다. 지금 시장 확률로는 열세인 그림이다. 둘째, 유가는 100달러 언저리에 눌러앉고 금리만 멈추는 경우다. 그러면 지수는 6,857과 7,171 사이의 큰 박스에서 지루한 공방을 벌인다. 현재로선 이쪽이 우세하다. 셋째, FOMC가 인상하고 "더 갈 수 있다"고 말하거나 유가가 100달러 위에 안착하는 경우다. 2007년의 표가 보여주듯 이때는 지수보다 개별 종목의 손실이 먼저 커진다.

그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종전이다. 시장에는 "타코"라는 말이 있다. 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끝까지 몰고 가다 결국 물러선다는 뜻으로, 작년 관세 전쟁에서 굳어진 은어다. 이 전쟁에서도 타코 베팅은 있었다. 지난 6월 60일 휴전이 나오자 "타코 확정"이라는 외신 칼럼까지 실렸다. 그런데 7월에 휴전이 무너지며 그 베팅은 배신당했고, 9월 9일 트럼프가 "선거 직후 종전, 유가 급락"을 말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바로 다음 날의 유가 100달러 돌파였다. 더는 그 입에 걸지 않는다는 뜻이다. 관세는 그의 결정이라 물러서면 끝났지만, 유가에는 후티와 사우디와 이란이 끼어 있어 그가 물러선다고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도 종전 카드 자체는 사라진 게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이 2029년 넘어까지의 장기전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해 트럼프의 말과 정반대인데, 어느 쪽이 실제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종전이 오는 순간 유가가 꺾이고 금리의 세 뿌리 중 하나가 뽑힌다. 첫째 시나리오로 직행하는 초대형 호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채로 늘 마음에 둘 변수다. 휴전 협상 보도와 주말 브릭스 정상회의(이란과 러시아가 함께 앉는 자리다)가 그 온도를 읽는 창이다.

대응은 경우마다 이렇게 갈린다.

단타스윙중장기
① 둘 다 꺾임6,857 위에서 눌림목 매수 재개주도 테마 복귀 종목부터나눠 담기 시작
② 박스 고착박스 상·하단 왕복만보험·은행 같은 금리 수혜 쪽 관찰신규보다 관찰 목록 정비
③ 더 악화현금 비중 우선보유 종목 이탈선 점검2007년식 방어(보험·의약품)가 참고선

어느 시나리오로 가든 통하는 원칙은 하나다. 다음 주 FOMC 전까지는 확인 없이 비중을 늘리지 않는 것. 며칠이면 세 지표 중 하나가 답을 준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확인된 사실과 실측, 그리고 관점을 적었고 판단과 책임은 각자의 것이다.

오늘의 판정은 오늘의 증시에, 세계 자금의 흐름은 세계의 돈흐름에 있다.

이 글의 모든 판정은 시장 가격을 저희 판정 규칙으로 계산한 결과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기준일 종가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