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관련주 심층
SK하이닉스 미국 공장 관련주, 후공정 장비는 누가 받나
자, 숫자 하나부터 보자. 공정률 7%. 8월 27일(현지)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서 기공식을 연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의 지금 상태다. 투자 규모 38억 7,000만 달러, 약 5조 5,250억 원. 완공 목표는 2028년 10월이고, 양산은 보도에 따라 2028년 하반기에서 2029년 사이로 갈린다. 미국 땅에서 HBM을 쌓는 첫 거점, 맞다. 그런데 첫 삽을 이제 떴다.
여기서 이 글의 시계가 정해진다. 반도체 공장의 장비 발주는 양산보다 1년에서 1년 반 앞서 움직인다. 양산이 2028년 하반기면 발주의 시간은 2027년 전후다. 그러니까 지금은 "누가 이미 받았나"를 셀 때가 아니라, 발주가 시작될 때 받을 자리에 누가 서 있나를 확인할 때다. 이 구분을 흐리는 글이 많아서, 오늘은 공시로 확인된 것만 갖고 간다.
왜 후공정이냐 - 병목은 쌓고 검사하는 쪽에 있다
HBM은 D램 다이를 수직으로 쌓아 만든다. 다이를 고르고(프로빙), 쌓고(본딩), 자르고, 검사해서 완성한다. 다이 수십 장 중 한 장만 불량이어도 스택 전체의 값이 떨어진다. 그래서 세대가 올라갈수록 쌓는 장비와 검사하는 장비의 무게가 같이 올라간다. 인디애나 공장은 이 뒷단을 통째로 미국에 새로 짓는 얘기다.
단, 하나는 미리 깔고 가자. 미국 라인이 국내 증설에 얹어지는 추가 발주인지, 국내 증설을 대체하는 것인지는 아직 확인이 안 됐다. 대체라면 장비사 입장에서 총량은 그대로다. 이 글의 전제 자체가 앞으로 확인할 항목이라는 것, 솔직하게 적어 둔다.
지도부터 - 경쟁이 아닌 걸 경쟁으로 묶으면 안 된다
| 공정 자리 | 하는 일 | 회사 | 장비 |
|---|---|---|---|
| 다이 검사(프로빙) | 쌓기 전후의 다이 전기 특성 검사 | 테크윙 | Cube Prober |
| 적층(본딩) | 다이를 쌓아 붙임 | 한미반도체 · 한화세미텍 · ASMPT(해외) | TC 본더 |
| 완성품 테스트 | 완성 칩을 검사 장비에 넣어 판정 | 테크윙(핸들러) · Advantest 등(해외) | 테스트 핸들러 |
한미반도체는 붙이는 장비, 테크윙은 검사하는 장비다. HBM 공정에서 서는 자리가 다르다. 같은 뉴스에 같이 오르내린다고 경쟁사가 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시중에 관련주로 도는 피에스케이홀딩스 · 프로텍 · 이오테크닉스 · 제너셈, 이 넷은 이 표에서 뺐다. 왜냐, HBM이나 미국 물량과의 고리가 공시로 확인이 안 됐다. 확인되면 그때 넣는다. 값이 움직였다는 것만으로 관련주가 되는 건 아니다.
테크윙 - 검사의 자리, 근데 셈이 안 되는 이유
테크윙의 Cube Prober는 완성 칩 테스트가 아니라 웨이퍼·다이 단계에서 HBM용 다이와 베이스 다이를 골라내는 검사 장비다. HBM4부터 베이스 다이가 중요해지면서 이 검사가 커진다는 게 회사 설명이고, 양산 수준의 HBM 검사 솔루션은 자기들이 유일하다는 주장도 있다. 주장은 주장으로 적는다. 교차 확인은 안 됐다.
공시로 확인된 2026년 계약, 이건 팩트다.
| 공시일 | 상대 | 금액 |
|---|---|---|
| 2026-02-04 | 마이크론 반도체(시안) | 110.6억 원 |
| 2026-04-13 | 마이크론 메모리 말레이시아 | 228.6억 원 |
| 2026-05 | 삼성전자 (HBM 검사장비) | 97.2억 원 |
2025년 매출이 약 1,590억 원(공시상 비율로 역산)인 회사에 메모리 3사 중 두 곳의 계약이 공시로 찍혀 있고, SK하이닉스도 6월에 첫 수주가 보도로 확인됐다. 다만 금액은 비공개. 그리고 그 물량이 미국 공장과 닿는지도 확인 안 됐다. 인디애나가 기공 단계인 걸 보면 첫 주문은 국내 라인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이제 시장에 도는 "2027년 200대" 얘기. 이거 짚고 가자. 회사가 한 말이 아니다. 확인된 원문은 투자업계의 추정이다. 삼성 캐파를 160~180K로 잡으면 200대, SK하이닉스도 160K면 200대, 이런 식의 계산이다. 대당 가격은 민감정보라 공개가 안 된다. 가격을 모르고 라인당 필요 대수도 공식 근거가 없으니, 200대 곱하기 얼마, 이런 셈은 지금 불가능하다. 그 셈이 안 된다는 것 자체가 이 종목의 현재 위치다. 실적도 엇갈린다. 2025년 3분기 누적은 매출 -9.1%, 영업이익 -19.4%로 줄었는데 증권가엔 큰 성장 전망이 같이 돈다. 전망과 확정 실적이 아직 안 만난 구간이다.
한미반도체 - 쌓는 자리, 진짜 변수는 점유율이다
| 공시일 | 내용 | 금액 |
|---|---|---|
| 2026-01-14 | SK하이닉스 공급계약 | 약 96억 원 |
| 2026-06-08 | HBM4용 TC BONDER 4.5 GRIFFIN | 442.2억 원 |
HBM4용 본더 442억 공시, 이게 이 회사의 자리를 말해 준다. 그런데 이 종목의 반대 신호는 미국 공장이 아니라 점유율이다. SK하이닉스는 2025년에 한화세미텍과도 TC 본더 계약을 맺었다. 3월에 210억 원씩 두 건, 5월에 385억 원. 그리고 한미반도체는 2024년 말 한화세미텍에 특허침해 소송을 걸었다. 복수 공급 정도가 아니라 경쟁이 법적 분쟁까지 간 상태라는 얘기다. 인디애나 적층 라인의 본더를 누가 받느냐가 이 싸움의 다음 라운드가 되는데, 기공 단계라 아직 나온 건 없다.
그래서 지금 자리는 - 판정 데이터로 보자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정직해야 하는 대목이다. 재료는 방금까지 말한 대로인데, 정작 두 종목의 지금 자리는 좋지 않다. 8월 27일 기준 우리 판정으로 한미반도체는 고점권(상대강도 91), 5일 -1.6%. 테크윙은 하락추세(상대강도 88), 5일 -2.7%다. 반도체 장비 테마 자체도 5일 수익률 111위로 주도권에서 한참 밖이다.
그러니까 그림이 이렇다. 같은 반도체 안에서도 돈은 지금 기판과 소재 쪽 개별 종목으로 먼저 돌고 있고, 후공정 장비는 재료가 멀리(2027년 발주) 있는 만큼 자리도 아직이다. 이 온도차가 언제 붙는지, 그게 이 글을 쓴 이유다. 트레이딩 관점이면 발주 공시가 찍히기 시작하는 시점이 확인 신호고, 중장기 투자 관점이면 하락추세인 테크윙이 추세를 되돌리는지가 먼저다. 어느 쪽이든 지금은 재료를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에 시간이 있다.
확인할 것과 꺾이는 것
- 확인 신호 · 인디애나향 장비 발주 공시(2027년 전후 예상) · 테크윙 SK하이닉스 후속 수주의 금액 공개 · 한미반도체 GRIFFIN 후속 계약 · 양산 일정의 공식 확정
- 반대 신호 · 공장 일정 지연(양산 표기가 이미 2028 하반기와 2029로 갈린다) · 미국 라인의 국내 증설 대체 확인 · 본더 소송의 향방 · HBM4 수요 전망 하향
공시가 찍힐 때마다 이 글의 표를 갱신한다. 맞으면 맞았다고, 틀리면 틀렸다고 그 자리에 남긴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공시와 보도로 확인된 사실과 관측을 적었고, 판단은 읽는 사람의 몫이다. 투자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HBM 이야기의 큰 줄기는 머니무브 2편에, 오늘의 판정은 오늘의 증시에 있다.
이 글의 모든 판정은 시장 가격을 저희 판정 규칙으로 계산한 결과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기준일 종가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