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관련주 심층
화장품 관련주, 순위표에 안 보이는 3분기 주도주
이상한 그림 하나부터 보자. 우리가 날마다 계산하는 주도 테마 순위에서 화장품은 8월 내내 40위권이다.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 구성 98종목 중 41종목이 최근 50거래일 상대강도 80점 이상이다. 열 종목 중 네 종목이 시장 상위 20% 안에 있다는 뜻이고, 이 숫자는 122개 테마 가운데 가장 많다. 순위표에는 없는데 종목은 1등. 어떻게 가능하냐면, 그 순위표의 기준이 최근 5일의 상승률이라서 그렇다. 화장품은 5일 안에 급하게 오른 테마가 아니라 석 달을 넓게, 꾸준히 오른 테마다. 3분기(7월 이후) 수익률로 다시 줄을 세우면 +14.7%로 122개 중 3위. 급등한 날 하루 없이 만든 3위다.
왜 오르나. 수출이 9개월째 늘고 있다
7월 화장품 수출이 13억 5,100만 달러, 1년 전보다 37.8% 늘었다. 한 달 반짝이 아니라 9개월 연속 증가다. 올해 1~7월 누적은 83억 2,900만 달러로 28.5% 늘었고, 8월 들어 첫 10일은 92.2% 증가로 출발했다. 국가별로 보면 이야기가 더 선명하다. 미국 +34.9%, 유럽연합 +58.3%, 중남미 +120.3%. 유럽이 미국보다 빠르다. 2주 전 머니무브 2편에서 "수출의 82%가 중화권 밖에서 나오고, 유럽이 북미를 처음 넘었다"고 썼는데, 그 그림이 유지되는 정도가 아니라 가속하고 있다.
이제 종목으로 내려가자. 같은 테마 안에서 네 부류로 갈린다
주요 종목 열한 개를 한 표에 놓고 시작하자. 3분기 수익률(7월 1일 대비), 우리 추세 판정, 상대강도 등급(1년과 50일) 순이다.
| 종목 | 시총 | 3분기 | 추세 판정 | 상대강도 1년 | 50일 |
|---|---|---|---|---|---|
| 에이피알 | 17.3조 | +13% | 상승추세 | 91 | 90 |
| 아모레퍼시픽 | 8.8조 | +33% | 바닥권 | 86 | 96 |
| LG생활건강 | 4.8조 | +35% | 바닥권 | 81 | 96 |
| 한국콜마 | 3.8조 | +51% | 상승추세 | 95 | 98 |
| 실리콘투 | 3.5조 | +50% | 바닥권 | 87 | 98 |
| 코스맥스 | 3.4조 | +83% | 상승추세 | 94 | 98 |
| 달바글로벌 | 2.9조 | -5% | 상승추세 | 84 | 89 |
| 코스메카코리아 | 1.6조 | +91% | 상승추세 | 97 | 99 |
| 펌텍코리아 | 0.8조 | +61% | 바닥권 | 89 | 98 |
| 한국화장품제조 | 0.3조 | +77% | 바닥권 | 90 | 98 |
| 씨앤씨인터내셔널 | 0.3조 | +11% | 하락추세 | 38 | 87 |
제조 3사. 브랜드가 아니라 공장에 돈이 모인다
2편의 결론이 "브랜드보다 만들고 담고 실어 나르는 쪽"이었다. 풀어서 말하면 이렇다. 화장품 산업은 자기 이름을 걸고 파는 브랜드 회사(아모레퍼시픽 같은)와, 그 브랜드들의 제품을 대신 개발하고 생산해 주는 제조 회사, 용기를 만드는 회사, 해외로 유통하는 회사로 나뉜다. 어느 브랜드가 뜨고 지든 주문은 결국 제조·용기·유통 회사로 모인다는 것이 그 결론이었고, 2분기 실적이 그 문장을 숫자로 바꿔 줬다. 그런데 제조 3사를 나란히 놓으면 그 안에서도 차이가 보인다.
한국콜마(+51%)는 셋 중 영업이익이 가장 큰 회사다. 매출 8,613억 원에 영업이익 1,103억 원. 국내 화장품 제조사가 분기 이익 1,000억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14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올렸다. 셋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크고, 그래서 상승률은 가장 낮다. 코스맥스(+83%)는 매출이 가장 큰 회사다. 분기 매출 5,000억 원을 처음 넘었다. 코스메카코리아(+91%)는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회사다. 매출 +39.8%에 순이익 +88%, 그리고 미국 현지 법인 잉글우드랩이 매출 519억 원에 영업이익 87억 원을 보탰다. 셋 중 회사가 가장 작고,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몫은 가장 크다.
정리하면 이렇다. 회사의 시가총액이 작을수록, 그리고 매출에서 미국 비중이 클수록 주가가 더 올랐다. 시장이 사고 있는 게 "화장품 제조"라는 업 자체가 아니라 "미국발 주문이 얼마나 빨리 늘고 있는가"라는 뜻이다. 코스메카코리아의 50일 상대강도 99는 이 테마에서 가장 높은 숫자다.
대형 브랜드 둘. 바닥에서 돌아서는 중
아모레퍼시픽(+33%)과 LG생활건강(+35%)은 표에서 눈에 띄는 조합을 갖고 있다. 추세 판정은 아직 바닥권인데 50일 상대강도가 96이다. 무슨 뜻이냐면, 몇 년 눌려 있던 주가가 최근 두 달 사이 시장 상위 4%의 속도로 돌기 시작했는데, 장기 추세로는 아직 회복을 확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에서 잃은 것을 미국·유럽에서 되찾는 구조조정 이야기가 뒤에 있다. 증권가의 시선도 그쪽이다. 아모레퍼시픽 리포트 제목이 "남은 건 확장뿐", LG생활건강은 에이본 매각을 두고 "자신감 붙은 북미 사업"이라는 평가가 붙었다. 제조사들이 이미 달린 뒤에 브랜드 대형주가 바닥에서 따라 도는 그림, 순환의 전형적인 순서다.
신흥 브랜드 둘. 주가와 이익 전망이 엇갈린다
에이피알(+13%)은 이 테마의 시총 1위(17조)인데 3분기 상승률은 뒤쪽이다. 앞서 크게 오른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읽힌다. 달바글로벌(-5%)은 더 흥미롭다. 3분기 주가는 뒷걸음인데, 연간 이익 전망 상단을 뚫은 일곱 종목에 이름이 올랐다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조정 중인데 이익 전망은 위를 가리키는 엇갈림이다. 이런 어긋남은 어느 한쪽이 맞는 것으로 판명 나게 돼 있고, 그래서 관찰 가치가 있다.
유통·소재, 그리고 같은 테마의 예외
실리콘투(+50%)는 K뷰티를 세계에 실어 나르는 유통 회사다. "최대 실적에 최고 주가가 기대되는 종목"에 진입했고(한화투자증권), 추세 판정은 바닥권인데 50일 상대강도가 98이다. 대형 브랜드 둘과 마찬가지로, 오래 눌렸다가 최근에 돌아서기 시작한 흐름이다. 용기를 만드는 펌텍코리아(+61%)와 소형 제조사 한국화장품제조(+77%)까지, 만들고 담는 쪽의 강세는 끝까지 일관된다.
표의 마지막 줄도 보자. 씨앤씨인터내셔널은 같은 테마에서 하락추세, 1년 상대강도 38이다. 테마가 3위라고 전 종목이 오르는 게 아니다. 색조 제조라는 같은 업에서도 고객사와 지역 구성이 다르면 결과가 갈린다. 테마만 보고 종목을 안 고르면 이런 종목을 담게 된다.
미국 판매 채널은 두 방향이 엇갈린다
여기서부터는 좋은 것만 말하지 않겠다. 미국 판매 채널의 최신 신호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오프라인은 열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대형마트 타겟(Target)의 뷰티 매출이 36억 4,000만 달러 규모로 7.2% 성장할 것으로 봤고, 그 확대의 수혜를 K뷰티로 지목했다. 매대가 넓어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온라인은 숨을 고르고 있다. SK증권의 아마존 뷰티 순위 집계에서 한국 브랜드 점수가 전주보다 33포인트 내렸다. 널리 팔리던 흐름이 잘 팔리는 것 위주로 좁혀지는 모양이라는 해석이 붙었다. 확산이 끝나 간다는 신호일 수도, 자리를 굳히는 과정일 수도 있다. 이건 다음 점검에서 갈린다.
이 상승을 흔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만큼 오르면 보통 "비싸졌다"는 지적이 나올 차례인데, 아직은 잘 안 보인다. 오히려 증권가는 화장품을 실적과 주가가 함께 좋은 업종으로 꼽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가 "실적 좋고 주가 좋은 화장품"이라 부르면서 같은 기준으로 KT&G, 삼양식품 같은 다른 종목도 함께 소개했고, 그 리포트 계열에서 달바글로벌은 연간 이익 전망 상단을 뚫은 일곱 종목에, 실리콘투는 최대 실적에 최고 주가가 기대되는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익 전망은 위를 가리키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비싸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바뀌는 신호이니, 그건 아래 지켜볼 목록에 넣어 둔다.
지금 확인된 실질 위험은 관세다. 미국이 8월 7일부터 한국 화장품에 15%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소매 가격에 3% 수준의 부담으로 평가하지만, 수출의 3할이 미국으로 가는 산업이라 누르는 방향인 것은 분명하다. 8월 이후 월별 수출에서 이 효과가 숫자로 보이는지가 첫 확인 지점이다.
고백 하나와, 지켜볼 것
정직하게 적어 둘 게 있다. 우리 주도 판정 기준은 8월 19일 점검에서 이 테마를 "주도 지속 미달"로 분류했다. 5일 순위가 기준 밖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종목들은 오르고 있었다. 5일 상승률로 순위를 매기는 기준이, 석 달을 천천히 오른 테마를 놓친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 쓴 "상대강도 80점 이상 종목 수" 집계를 새 기준으로 더했다. 기준이 틀렸던 기록도 그대로 남긴다. 그래야 다음에 같은 일이 생기면 빨리 알아본다.
- 수출의 관세 통과 · 8월 월간 수출이 9개월 연속 증가를 열 달로 늘리는가. 15% 관세가 숫자를 꺾는가
- 제조사의 다음 분기 · 분기 이익 1,000억이 천장인가 시작인가. 3분기 실적이 답한다
- 아마존 순위의 방향 · 좁혀지는 흐름이 자리 굳히기였는지 확산 종료였는지
- 고평가 지적의 등장 · 지금은 없다. "비싸다"는 리포트가 나오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바뀌는 신호로 본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공시·보도로 확인된 사실과 우리가 계산한 판정을 적었고, 판단은 읽는 사람의 몫이다. 투자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이 이야기의 앞부분은 머니무브 2편 K뷰티에 있다. 오늘의 판정은 오늘의 증시에서.
이 글의 모든 판정은 시장 가격을 저희 판정 규칙으로 계산한 결과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기준일 종가 기준입니다.